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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enam] 바람 부는 날

by soodiem 2018. 10. 9.

<Kyenam, 바람 부는 날, 2017>


바람이 불어.
날리는 건 거리의 버려진 것들만이 아니야
내 기억에 묻은 먼지들도 흩날리는 것 같아.

그래서
마음이 가벼워져 몸이 홀가분해지는 듯한 착각이 들곤 해.

바람이 부는 날
나는 춤이라도 추고 싶어져.
나비처럼 가볍게 날개짓으로

너의 손이 닿으면
너의 손을 잡고서

너의 머리칼이 바람에 날려
내 목덜미를 간지럽히면

바람이 속삭이듯이
너의 귀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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