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문 - 프롤로그 에필로그(108쪽까지 읽고)
이 책은 하루에 많은 분량을 읽겠다고 마음 먹어서는 절대 안되는데,
만약에 그런 허무맹랑한 다짐으로 책을 잡게 될 경우
한 쪽을 넘기기 힘들 것이고,
단 한,두개의 문단만으로 당신을 가혹하게 코너로 몰고가 머리채를 잡고 매몰차게 바닥에 내동댕이질을 당할 게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머리빡에 혹이 두어개 솟아날 때 쯤 아찔한 어지러움을 뒤늦게서야 느낄 터인데,
그 혼란의 근원은 이 소설인지, 아니면 머리의 충격 때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수 있을 테지만,
한편으로는 나중이라도 이 소설을 손에 드는데 약간의 두려움과 무서움이 앞서는 것은
어찌할 도리라는 게 전무후무한, 너무나 당연한 댓가라는 것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그 충격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최소한으로 이 책 속의 문장을 아끼고 아껴서 보는 것이다.
완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어차피 앞서 읽었던 이야기들을 모조리 잊어버려도 이 책을 보는데 전혀 상관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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