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그림, 음악 에세이/책이 있는 에세이

정영문 <겨우 존재하는 인간>

by soodiem 2021. 7. 12.

정영문 <겨우 존재하는 인간>, 1997, 세계사 

 

  정영문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이다. 

물론 이 책에는 두편의 소설이 수록되어있다. 

그 중 첫번째 소설이 책 제목으로 달은 <겨우 존재하는 인간>이다. 두번째 작품은 중편으로 볼 수 있는 <환멸>이다. 

무엇보다 1997년에 읽었을 당시에는 너무나 내게 충격적인 소설이었다. 

장 폴 사르트르의 <구토>를 읽었을 때 보다 더 신선한, 

사무엘 베게트의 <몰로이>를 읽었을 때 보다 더 재밌는,

그런 소설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존의 기성작가들이 썼던 소설들은,

참으로 재미없고 식상한 문장들이었음을 

이 소설 한권으로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정영문 작가의 독특한 사고법으로 조합된 문장은 언어의 유희를 불러일으킬만큼 읽는 재미가 있다. 

전체적인 소설의 이야기나 주제 같은 것은 그야말로 참혹한 수준이다. 

그러나 작가는 전통적인 소설이 갖는 스토리의 전개방식이나 주제의식에 얽매이지 않고 

비교적 작가의 정신세계에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너무나 이탈적인 방식 때문에 독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곤란함이 있긴 했지만, 그 점이 매력적인 부분이었고 그 후로 계속 정영문 작가의 작품을 두루 읽게 된 동기가 되었다. 

그래도 정영문 작가의 초기작 <겨우 존재하는 인간>은  정영문 작가의 세계에 입문하고자 한다면 

가장 읽히기 쉬운 작품이기도하다. 

온라인서점에서는 이미 절판되었기에 구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고로 구입은 가능한데, 중고가격이 부르는 게 값이다. 

십만원을 호가한다. 

내 책장에 잘 모셔져 있는지 한번 확인해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다. 

 

320x10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