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기 <언어적 인간 인간적 언어>

박인기, <언어적 인간 인간적 언어>, 2020, 푸른사상

풋풋한 대학시절, 당시에는 마냥 풋풋하다고만 말할 수는 없어도 나이 들어 바라보니 풋풋한 한때라고 회상할 수 있는 20대 초반에 인상 깊게 읽었던 에세이가 있다.

그 책은 무르익지 않은 풋내기 청춘에 있어서 바람직한 인생관을 갖도록 도움을 준, 인생 선배가 들려주는 교훈서이기도 했다.

그 책은 1993년에 출간된 안병욱교수의 <인생론>이다. 도덕교과서에 가까운 내용으로 지금에 와서 보면 고루한 유교 경전과 같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박인기 교수의 <언어적 인간 인간적 언어>를 읽게 되었을 때는 기시감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서 말했던 안병욱 교수의 <인생론>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긴 한데, 독자에게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너무나 비슷하다.

두 저자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뭔가를 가르쳐주고, 알려주고 싶어하는구나, 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 눈여겨볼만한 점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언어학적인 측면과 동시에 심리학적인 면을 균형있게 섞어 썼다는 것이다.

사회현상을 반영하여 언어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한 점도 재밌는 부분이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이미 책속에서 말하고 있지만, 저자가 의도한 대로 교양 담론의 자질이 조금은 몸에 붙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