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거리를 빠르게 도달하고 싶은 충동에서가 아니라,
그냥 달리고 싶은 본능적인 충동에 의해 달리고 싶을 때가 있다.
원시사회에서 한때 중요했던 수렵의 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일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달린다.
달리기 전과 달리고 있을 때의 기분에 차이가 있다.
달릴 때는 당연히 심장이 빨리 뛰고 땅을 힘차게 딛는 발의 충격에 뇌가 흔들린다.
빨리 뛰는 심장, 그리고 들썩거리는 뇌의 자극으로
온몸이 열심히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 느낌은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내가 살아있음을 전적으로 알게 해준다.
일상에서 나자신은 숨을 쉬지만 죽어있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가정과 직장에서 기계적이고 피동적인 부속품으로 역할에 기능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지만,
-언제나 그런 작동방식은 힘이 드는데,
그러나 달릴 때는
오롯이 나자신에게 집중되며 정신이 번쩍 활성화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신경과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린든은 이 효과를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부른다.
시간은 개인차가 있어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일정 시간동안 달리고 있을 때
몸이 가벼워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마치 이러한 경험은 중독성이 있어서 뛰지 않으면 안되게끔 하도록 한다.
엔돌핀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혈류내의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화학성분이 이런 작용을 일으킨다고 하는데, 이름이 매우 생소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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