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앉아1 원 모어 찬스 <카페에 앉아> 원 모어 찬스 카페 빈자리에 앉아 눈을 굴려 실내를 훑어본 뒤 찻잔에 입을 갖다댄 후 시선을 그나마 잡아끈 대상에 다시 한번 눈길을 주고는 금방 시선을 거두고 두손으로 찻잔을 감싸며 어떤 감상에 젖는 듯한 기분을 느끼다 접어두고 카페 안을 떠도는 음악소리에 귀 기울이며 마치 아는 멜로디라도 되는 것처럼 흥얼거리다가 몇 초도 못가 그만두고 옆자리에서 크게 떠드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대화를 엿듣게 되는데 시시껄렁한 주제에 꼴답잖게 흥분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싫증이 몰려오고 언제 비웠는지 찻잔 안은 바닥이 보이는데 내 인내심마저 바닥이 난 것처럼 여겨졌고 그럴 때마다 하는 수 없이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깊은 산 속 암자에서 수행하는 불자들처럼 깊은 침묵 속으로 파고드는데 얼마나 깊게 들어가는지 그 깊이를.. 2023. 4. 8. 이전 1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