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졸졸 개울1 졸졸졸 좁은 수로로 물이 흐른다. 수로는 물이 흐르는 걸 뭐라 하지 않는다. 물은 수로를 따라 아래로 흘러간다. 물은 그 길로만 가야하는 것처럼 흘러간다. 흘러간 물은 다른 물과 합류되어 어느 곳에 이르게 될지 모른다. 흐르는 물은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르는 것만 같다. 수로는 흘러가는 물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않는다. 짧은 순간에 바닥을 훑고 지나가는 물에게 딱히 해줄 수 있는 말이란게 애당초 없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그 둘 사이에 침묵이 있을 것 같지만, 흐르는 물은 졸졸졸 소리를 낸다. 아주 가까이 귀를 대고 있어야 들리는 소리다. 물이 불면 그 소리는 더 작아진다. 물의 덩치가 커지니 무게 있게 움직인다. 그래서 졸졸졸 소리는 침묵 속으로 파고든다. 그러나 졸졸졸 흘러가는 물소리를 수로라서 해서 싫어하지.. 2024. 3. 8. 이전 1 다음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