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n theme from Jugle story-part 1, 1996
정글스토리 OST 앨범중 첫번째 곡.
영화는 실패했어도 이 앨범만큼은 실패하지 않았다는,
오히려 수작으로 대우받는 앨범이기도 하다.
'절망에 관하여'
'그저 걷고 있는 거지'
이런 곡들은 신해철를 대표하는 노래들로 손색이 없다.
Main theme from Jugle story-part 1 곡은 연주곡이다.
기타 선율이 메인을 이룬다. 연주는 김세황이 맡았다.
김세황은 기타라는 악기로 이 곡이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최대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 것 같다.
김세황의 연주가 아니었다면, 물론 이 곡의 느낌이 어디 가겠냐만, 속에서 올라오는 어떤 격정의 눈물 따위를 훔치는 정도까지는 못갔을 것이다.
5분이 넘는 러닝타임에 오직 기타의 날카롭고 쨍한 소리만이 계속 되는데도, '이거 기타 하나로 끝내는건가, 거참 되게 싱겁군' 하는 생각을 들게 하지 않는다.
기타의 테크닉 중 현란한 손놀림으로 빚어지는 밴딩과 비브라토의 소리를 듣다보면,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리게 되고, 점점 그 소리에 사람이 보통 갖을 수 있는 복잡한 감정에 빠져든다.
힘들고 험한, 그래서 고단하고 수고로웠던 하루 일과를 비로소 마치고 귀가하는
허정한 뒷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고독하지만 쓸쓸하지 않은,
눈물이 나지만 슬프지는 않은.
이 곡에는 앞의 감정을 뒤의 감정으로 전복시키는 힘을 가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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