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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영하 <단 한 번의 삶> 아이와 로봇

by soodiem 2025. 5. 29.
1. 김영하 <단 한 번의 삶> 
아이와 로봇 

 

  본문 28쪽부터 32쪽까지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작가는 11월생이다.

또래보다 생일이 늦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년 먼저 국민학교에 입학한다.

역시 아니다다를까.

친구들보다 체격이 작고 체력이 약했다.

이런 일을 겪게 된 배경은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부모의 선택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작가는 생각한다. 

로봇의 3원칙을.

로봇은 인간에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이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한다. 앞의 두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 로봇 자신을 보호해야한다. 

이 원칙을 국민학교 시절 자신에게 대입한다. 

부모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부모의 지시를 따르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부모에 의해 창조되었고 부모의 통제하에 있었다는 점에서 자신과 로봇은 별로 다르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31쪽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생일 축하는 고난의 삶을 살아온 인류가 고안해 낸, 생의 실존적 부조리를 잠시 잊고, 네 주변에 너와 같은 문제를 겪는 이들이 있음을 잊지 말 것을 부드럽게 환기하는 의식이다. 

삶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시작된 사건의 우울한 진실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이 문장을 읽을 때 내가 생각한 적이 없었던 다른 생각을 문장의 형태로 만나게 되어 신선한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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