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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

오줌누다

by soodiem 2020. 8. 24.

어렸을 적에는 오줌이 마려울 때면 어둠칙칙한 골목안으로 몰래 숨어들어간다. 

그리고 벽에 대고 오줌을 눈다. 오줌발이 튈까봐 벽과 1미터쯤 사이를 둔다. 그리고 벽을 타고 지면으로  내려오는 오줌을 피하기 위해 다리를 어깨너비 만큼 벌린다. 오줌 누는 기본 자세다.

어떤 어른들은 지금도 이런다. 

소싯적 버릇을 못 버린 것이다. 

골목 밖으로 나올 때의 모습은 소년이나 아저씨나 당당하다. 

뭔가를 해냈다는 표정이다. 

골목 가운데까지 향해 가던 오줌은 더이상 못가고 멈춘다. 멈춘 자리에서 오줌이 서서히 고인다. 

지린내가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는 바람에 의해 집집마다 전해진다. 

당당해 하던 소년과 아저씨의 표정과는 달리 오줌은 누추하고 경멸에 찬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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