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앞을 향해 나아갔다.
두 발은 이미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고, 나는 내 발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차츰 이런 걸음이 피곤으로 와 닿았고 서서히 지쳐가는 걸 느꼈다.
숨소리는 거칠어져갔으며 발걸음은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오를 때처럼 기력을 잃고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죽음의 공포마저 턱까지 닿았을 때 걸음은 이윽고 평소대로 되돌아갔다.
구름시 단편 <안개숲>에서
320x100
'책, 그림, 음악 에세이 > 책이 있는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란츠 카프카 <꿈> (0) | 2021.01.11 |
---|---|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0) | 2021.01.10 |
2020.12. 단편 탈고 (0) | 2020.12.23 |
2020.11월 탈고한 단편들 (0) | 2020.11.05 |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0) | 2020.09.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