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무라카미 하루키<1Q84> 2권 21장 아오마메
어떡하지?
2권 21장 아오마메편.
2권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두께가 만만치 않았던 2권의 분량이 거의 다 소화되고 있음에
조금은 놀란다.
조금은 지루했을 독서가 서서히 끝을 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한권의 책이 더 남아있다.
3권의 분량도 1, 2권과 차이가 없다.
보통의 국어사전과 같은 두께감이다.
다만 활자가 크고 종이의 질량에 다름이 있다.
아오마메는 베란다에서 코코아를 마시며 밖을 내다보고 있다.
어린이공원 미끄럼틀에 앉아 달을 바라보는 젊은 남자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자신을 쫓는 선구의 한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김새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넓은 어깨, 뻣뻣해 보이는 짧은 머리칼, 키가 크고 있어보이는 덩치.
핸섬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두상.
아오마메는 번듯 생각이 났다.
틀림없이 덴고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녀의 몸은 딱딱하게 굳어지고 파르르 떨려왔다.
어떡하지?
내려가서 덴고가 있는 곳으로 갈까, 아니면 그만둘까.
그녀는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온갖 생각이 드나들고 넘나들었다.
이윽고 아오마메는 결심한다.
자신의 옷차림이 변변치 않은게 마음에 걸렸지만 덴고가 있는 곳으로 성급히 달려간다.
그러나 미끄럼틀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달의 뒷면보다 더 어둡고 차갑게 텅 비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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