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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책이 있는 에세이

4. 무라카미 하루키 <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136쪽까지 읽고

by soodiem 2023. 10. 5.
4. 무라카미 하루키 <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136쪽까지 읽고


 

  이 책의 136쪽에는 책 표지의 표제로 쓰인 표현이 등장한다. 

'생활 속에서 개인적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철저한 자기 규제 같은 것이 필요하다. (중략) 혼자 눈을 감고 자기도 모르는 새 중얼거리는 것 같은 즐거움, 그건 뭐래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참된 맛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은 메마른 사막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는생각한다.'

 위의 문단에서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표현을 3번이나 사용했다. 뭔가 이 표현에 작가의 마음에 꽂혔다고나 할까. 일상에서 대화를 나눌 때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해서 말하는 경우가 있다. 듣는 사람은  했던 말을 또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표현이 말버릇이 아니고, 그 때 그 당시 상황에서 유난히 많이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작지만 확실하게 행복을 주는 무언가가 있다면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기란 어렵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슨 거창하고 근사한 것들은 솔직히 구하기도 힘들고 주변에서 찾기조차 어렵다. 

 따라서 우리가 일상에서 소박한 즐거움을 느끼며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개인적인 행복지수를 올리는 일은 비싼 돈을 줄 필요가 없을 듯 싶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소확행은 추상적인 것에서 다시 말해 형이상학적인 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소확행은 아무래도 애초 무의미한 물질로부터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아닐까. 

 물질과 나 사이에 타이밍이라는 것이 맞아떨어졌을 때 의미가 발현되고 그제서야 소확행이 내게 불꽃처럼 스파크가 일어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소소한 부분과 관련된 물질을 더 많이 알고 있고 그 대상에 애착을 갖게 될 경우 소확행의 스파크 발생 빈도는 많아지지 않을까. 

 이를테면 음식의 종류, 다양한 수집품, 꽃들의 종류, 어떤 동식물들, 어떤 음악이나 영화, 어떤 그림이나 예술작품, 어떤 장소, 어떤 사람, 어떤 풍경, 어떤 날씨 등등......내 기호와 취향, 내가 선호하는 대상을 어떤 우연하고 절묘한 순간에 마주치게 될 때 소확행은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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