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라카미 하루키 <1973년의 핀볼>
1.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작 중 하나.
초기작이라고 하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9, <1973년의 핀볼> 1980, <양을 쫓는 모험> 1982 이렇게 세 작품이 거론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은 1987년에 발표된 소설이다. 그리고 몇 주전에 읽었던 <댄스 댄스 댄스>는 1988년에 발표되었다.
그중 초기작으로 하기에는 애매모호한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는 1983년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말한 작품들은 모두 장편소설을 말한다.
꾸준히 작품을 발표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작 스타일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
최근 발표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2023년에 발표했다. 물론 그 이전 작품인 <기사단장 죽이기>는 2017년에 발표한 것으로 봤을 때 6년간의 공백기간이 있다.
나이가 드니 장편을 쓰는데 체력적으로 힘이 부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장편 사이사이에 에세이를 출간하기도 하였으니 그의 필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볼 수 있다.
2.
이 작품은 하루키의 젊은 시절에- 발표시기는 31세이지만, 20대후반에 썼을 것 같은 문장의 느낌을 받는다.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가 좋은 점은 그의 필체가 나이를 먹어도 별로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작가가 나이를 먹으면 필체도 덩달아 나이를 먹게 되는데, 설명하는 식의 말투가 길어진다거나 비유적이고 은유적인 표현 등이 늘어나거나 배경 묘사에 은근히 신경쓴다거나 등등의 변화가 있다. 또 주어진 갈등과 문제적 상황을 운명적이고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식의 말을 많이 섞어쓴다.
그리고 문장의 완성을 높이기 위한 행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초기작보다는 문장들이 세련되어져 간다. 즉 원래의 자기 문체가 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 스타일로 완성되간다. 그런걸 완숙미라고 말해야할까.
하루키의 최근 작품들을 보면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루키 작가도 나이가 들며 생각이 깊어지고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넓어졌다는 것에 분명 달라진 면이 있다.
이런 면들을 봤을 때 확실히 <1973년의 핀볼>은 젊은 감각이 넘친다. 감각적이며 감정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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