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정영문 작가의 새 장편소설이다.
2018년작 <강물에 떠내려가는 7인의 사무라이> 다음으로 4년만이다.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던가.
정영문 작가 특유의 재치와 유머를 말이다.
어떤 이는 소설계의 개그라고 말한다.
재치든 유머든, 개그든 듣고 싶었다.
물론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마다 한결같이 옹알옹알 혼잣말하듯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누구랄 것도 없이 하는 짓이 우스꽝스럽다.
밑도 없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독백. 혹은 망상.
이번 새소설 책 제목마저 프롤로그 에필로그다.
시작이 끝이요, 끝이 시작이다는 뉘앙스다.
즉, 시작도 끝도 없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애당초 시작을 의미하는 사건이 있을 리 만무하고,
또 제대로 된 시작을 하지 않았으니 에필로그가 마땅히 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여튼 글은 쓰여졌고, 그래서 시작은 되었으니
하염없이 이야기 사슬을 엮어나가기에는 책의 지면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강박적인 압박과 이대로 가다가는 책을 출판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지
부득이 에필로그를 끝맺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물론 책을 읽어보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
어쩌면 책을 읽게 되면 아마 딴소리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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