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정
지금의 감정을 제대로 된 단어를 찾아 일치시키는 일.
사람들은 그 작업을 대충 처리한다.
단어들을 기호로서(시니피앙)만 알고 그 자체의 정확한 시니피에는 헤아리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의 감정을 몇 개의 단어로 한정시켜 표현한다.
때로는 엉뚱하게 붙여놓기도 한다.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사용하면 지금의 감정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
결국은 감정이란게 누군가 알아줄 때 위로와 위안을 받지 않는가.
내 감정을 적확하게 단어로 일치시켜 문장으로 활자화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위로를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역정.
몹시 언짢거나 못마땅해서 내는 성. 화남.
분노하고는 다른 감정이다.
짜증하고도 다른 결이다.
내 마음이 언짢고 못마땅하여 내는 성질이다.
원인은 다양할 수 있다.
내안에서 부터 비롯될 수 있고, 상대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 때로는 어떤 특수한 상황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이 언짢고 불편하다는 것.
못마땅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가 나고 성질이 난다는 것이다.
참을 수 없어 격정이 일어나는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는,
역정의 감정을 마주하고서 시간을 참고 자신을 버텨야 하는,
이로인한 짜증과 불쾌감이 연달아 밀려오며 내 가슴에 파도칠 때,
다시 또 역정을 내지 않을 수 없는,
극도로 피곤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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