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문학사상, 2021(4판4쇄)
테마가 있는 위스키 여행.
무라카미 부부가 위스키와 관련된 원고를 청탁받고 영국와 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난다.
위스키의 이면에 숨겨진 뒷이야기를 듣게되며, 위스키의 깊이에 빠져드는 무라카미씨.
곧 무라카미씨는 위스키가 우리의 언어라면, 까지 생각에 빠져든다.
그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는,
머리말 15쪽의 글을 인용하여 본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이처럼 고생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잠자코 술잔을 내밀고 당신은 그걸 받아서 조용히 목 안으로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너무도 심플하고, 너무도 친밀하고, 너무도 정확하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언어는 그저 언어일 뿐이고, 우리는 언어 이상도 언어 이하도 아닌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는 세상의 온갖 일들을 술에 취하지 않은 맨 정신의 다른 무엇인가로 바꾸어놓고 이야기하고, 그 한정된 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아주 드물게 주어지는 행복한 순간에 우리의 언어는 진짜 위스키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 적어도 나는- 늘 그러한 순간을 꿈꾸며 살아간다.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면,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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