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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림, 음악 에세이/그림이 있는 에세이326

말하기 어려운 말이 있다. 그 말은 말하여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웅크리고 있다. 그래서 말할 필요 없는 말을 에둘러 말하는 식으로 말의 본연의 의미를 외면하거나 아예 말문을 틀어막고 침묵한다. 침묵은 슬프지만 자신을 아프게 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하며 오랜 시간을 정적 속에 머무르는 일을 선택한다. 2021. 2. 24.
지금 그게 다 일까. 이 상황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일까. 이대로 인정해야하는 것일까. 더 좋아지거나 변화가 일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무엇이, 어떤 것이.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줄 수는 없는 것일까. 2021. 2. 24.
이유 향은 오래 가지 않는다. 오래 가는 향이 없다. 꽃은 오래 피어 있지 않는다. 오래 피어 있는 꽃은 없다. 향이 오래 가는 꽃은 없다. 오랫동안 향을 내며 피는 꽃이 없기 때문이다. 2021. 2. 20.
떠난 자리 떠났다.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처럼, 아니 정말로 돌아오는 일은 없다는 듯이 떠났다. 떠난 자리는 남아있기 마련인데, 한동안은 텅 빈 느낌과 쓸쓸한 감정이 그곳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2021. 2. 18.
겨우내 볼 게 없던 시절을 보내고 주위의 꽃들과 움트는 새싹들에게 자꾸 눈을 돌려 바라봐야해서 봄이로다. 따사로운 볕이 살갗을 간지럽히며 다가오니 봄이로다. 2021. 2. 16.
봄의 타협 창안으로 봄이 쏟아진다. 공기의 냄새가 다르다. 공기의 질감이 다르다. 다르다. 겨울과 다르다. 무채색의 겨울을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은 지겨운 일로 감정마저 메말러져 가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자칫 우울한 감정으로 빠져들 때쯤 계절은 기가막히게 변한다. 변화가 필요할 타이밍에 감정적 요구와 타협한다. 2021.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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